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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 사업
부모들 “평범한 일상 위한 한 줄기 희망”
시범사업이라 지속가능성 고민

 

07.05 '24시간 돌봄 지원'이 바꾼 발달장애인 가족의 일상 - 1번.jpg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 박지영 기자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안에는 얼굴이 없는 6개의 영정이 놓인 분향소가 있다. 올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거나, 부모에 의해 세상을 떠난 발달·중증장애인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돌봄 부담을 가족에게 전가하는 지금의 복지체계가 바뀌지 않으면 비극을 막을 수 없다고 외친다.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은 계속되는 비극 속에서 자신들이 ‘객체’가 되고 있다며 “장애인 당사자의 삶의 결정권”을 주목해달라고 한다. <한겨레>는 왜 이러한 일이 끊이지

않는지, 반복되는 비극을 멈추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발달장애인 살해·미수 12건의 판결문을 분석하고, 20~30대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발달장애인 가족을 위한 돌봄 지원 체계도 살펴봤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

지난해 6월 발달장애를 가진 27살 딸을 ‘24시간 돌봄센터’에 보낸 뒤 어머니 최아무개(53)씨는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지난달 17일 <한겨레>와 만난 최씨는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지원에 대해 “한줄기 희망”이라고 말했다. 물론 최씨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먼저 떠난 발달장애 자녀와 부모들 소식을 들을 때마다 너무 안쓰러워서 눈물이 납니다. 평범한 일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만, 발달장애 부모들에게는 얼마나 절실한지 몰라요.”

매일 오전 9시 최씨는 광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있는 ‘최중증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에 딸을 맡기고 일터로 향한다. 오후 5~6시 사이 퇴근길에 돌봄센터에 들러 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게 최씨의 일상이 됐다.

광주광역시 24시간 돌봄센터는 최씨가 이용하는 광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광주서구장애인복지관 두곳이다. 광주지역 발달장애인 20명 정도가 이용 중이다. 지난해 광주시는 중앙정부가 제공하는 주간보호서비스에 야간돌봄을 더해 전국 최초로 ‘성인 최중증발달장애인 24시간 융합돌봄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0년 광주에 살던 발달장애인 아들과 엄마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계기로 광주시는 24시간 돌봄서비스를 담은 최중증발달장애인 지원 계획을 내놨다. 시는 발달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적격심의위원회를 거쳐 서비스 이용자를 선정한다. 전국 최초로 24시간 돌봄이 가능한 센터지만, 2023년도까지 시범사업으로 지정된 탓에 지속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융합돌봄센터를 이용하기 전까지 최씨와 딸은 주간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자신이나 타인을 꼬집고 무는 등 도전적 행동을 자주 보이는 딸의 성향을 중증발달장애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력이 부족한 주간활동센터 지원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이가 도전적 행동을 보이면 매번 연락을 받고 불려 나가고, 누군가를 때리기라도 했다면 ‘죄송하다’ ‘잘못했다’, 뒷수습을 하느라 일상생활을 전혀 할 수 없었다고 했다. 24시간 돌봄서비스를 지원하는 융합돌봄센터는 달랐다. 최씨는 “활동지원사 1명이 발달장애인 3~4명을 지원하는 주간활동센터와는 달리 융합돌봄센터는 무조건 일대일로 활동지원사가 붙어서 발달장애 자녀들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자녀들의 장애 성향을 더 세심하게 이해하고 맞춰주려고 한다”고 했다.

 

센터에 잘 적응하는 딸의 모습을 보며 최씨는 딸의 자립을 조심스럽게 시도해보려 한다. 24시간 주거코치가 한 공간에서 지내는 자립생활지원주택을 신청한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아이와 떨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망설였지만, 1년 동안 센터에서 활동지원사 선생님들과 딸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여 24시간 주거지원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는 최중증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모델을 평가한 뒤 확대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하지만 발달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은 “구체적이지 않다”며 더 촘촘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돌봄 모델 평가 결과는 2024년도 말에나 발표될 것이기 때문에 2025년도 예산에는 반영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 결국 2026년도에나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시행하겠다는 것인데, 이번 정부에서 과연 추진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07.05 '24시간 돌봄 지원'이 바꾼 발달장애인 가족의 일상 - 2번.jpg

광주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 최중증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에 다니는 최아무개(53)씨 자녀(맨 오른쪽)의 야외활동 모습. 최씨 제공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출처]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494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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