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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
TV프로그램에 장애인 어우러져 긍정적
장애유형별 맞춤 지원 필요한데 사회 인식 부족
정보 등 접근성 높이는 데 남은 임기 매진

 

[이데일리 경계영 김기덕 기자] 사회에서 장애인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는 변호사 우영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우리들의 블루스’엔 다운증후군을 앓는 화가와 청각장애인 배우가 주조연급으로 출연했다.

 

국회에 ‘첫 여성 시각장애인’으로 입성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소회는 남다르다. 국민의힘으로 인재 영입 당시 상대 당대표로부터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는 차별적 발언을 들었고, 국회의원 당선 직후엔 그의 안내견 ‘조이’의 본회의장 출입을 두고 어려움을 겪었다.

 

김 의원은 “장애인도 이웃”이라며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대에 의무 할당된 장애인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보는 드라마에 누구 동생으로 나오는 것처럼 장애인이 우리 식구, 가족으로 비쳐야 진정한 통합으로 간다”고 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장애인의 ‘탈(脫)시설’ 역시 “어디서 좀비가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살자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과의 인터뷰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다만 이날 의원실에 ‘국민의힘 비례대표 0번’으로 불리는 조이는 보이지 않았다. 김 의원은 “전날 비가 많이 와서 함께 출근하지 않았더니 오늘 아침 간식만 받고 제 자리에서 나오지 않더라”며 “안내견이라고 해서 항상 무조건 복종하지만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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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다양한 목소리 반영 제안에 고민”

 

 

김 의원은 2020년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 추천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처음엔 내가 연주하는 사람이어서 행사 연주를 의뢰하는 것으로 생각해 삶에 대한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했는데, 대화 마지막에 인재 영입을 제안했다”며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의원은 “여성·청년·예술인·장애인으로서 다양한 목소리를 나를 통해 반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제안을 듣고 고민했다”며 “연주자였지만 장애인 인식 전환이나 인문학 등 외부 강연 기회도 많았고 예술 감독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직접 청년 예술가 양성 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국회에 입성한 이후 입법 추진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내가 속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선 간사를 만나 입법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달라고 할 순 있지만 다른 상임위원회에선 논의 자체에 올리기 쉽지 않았다”며 “논의돼도 전문위원 검토 과정에서 취지에 동의하지만 각 단체 의견을 수렴해보니 이를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의견이 나와 좌절되곤 했다”고 전했다.

 

그는 도서관 대체자료 관련 예산을 깎겠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서점 가서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잡아도 바로 펴서 읽지 못하는 기분을 아느냐”며 직접 설명한 적도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장애 유형마다 필요한 것이 다른데, 이를테면 저상버스는 지체장애인이 이용하기 편리하지만 시각장애인은 몇번 버스가 왔는지 알 수 없다”며 “정책 결정하는 사람도, 국회의원도 자세히 몰라 일일이 얘기해야 하다보니 속이 상한다”고 토로했다.

 

 

연주자로 돌아가기 전 “접근성 높이는 데 최선”

 

 

2년 후 연주자로 돌아갈 계획인 그는 남은 임기 동안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은 수영을 배우고 싶어도 수영장엔 자체 수강 일정이 짜여 있어 따로 강사를 데리고 가도 허용하지 않고, 뇌병변 장애인에겐 배변 실수를 이유로 허용하지 않는 등 제반 사항이나 편의시설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예술, 생활체육 등 여러 분야에서 장애인의 접근성을 개선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연 기자회견 ‘응답하라,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가 말할 때까지’ 역시 접근성 측면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자가 각 키오스크에 장애인 편의 기능을 갖추도록 했지만, 시행령안에 유예기간을 두고 최장 2026년까지 단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아파트 등에 설치되는 월패드는 시각장애인이 잘못 눌러 보일러를 끄지 못하거나 누가 와도 문을 못 열어주는 등 먹고 자는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호환·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등 생각과 방법을 열어 장애인 유형별로 정보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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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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