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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20년 시설 나온 지적장애2급 옥혜경씨
시설에서 각종 학대 피해…"악몽 같던 시기"
체험홈에서 홀로 서기 연습 중…일자리도
올해 11월 독립 예정 "좋은 짝 만나고 싶어"

03. 28 18년 만에 '탈시설'한 중증장애인...자유 찾아 행복하다.jpg

[서울=뉴시스]지난 24일 오후 서울 충무로역에서 열린 제2회 탈시설장애인상 시상식에서 탈시설장애인상을 공동수상한 중증지적장애인

옥혜경(32)씨. (사진=본인 제공)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시설에 있으면서 누가 날 알아줄까 슬퍼한 적도 있습니다. 외출도 쇼핑도 못 하고

친구들도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 여기까지 와서 여러분을 만나 정말 행복합니다."

지난 24일 오후 7시20분 서울 충무로역 안, 반짝이는 상패를 받아든 옥혜경씨가 크고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5대1의 경쟁률을 뚫고 탈시설장애인상을 공동 수상한 옥씨가 소감을 밝히는 자리였다.

지난해 시작해 올해로 2회째를 맞은 탈시설장애인상 시상식은 탈시설장애인상 기금위원회,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다.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나와 자립하길 선택한 이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기

위해 마련됐다.

일각에선 현 사회 여건상 장애의 정도가 심한 경우 자립 생활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탈시설을 반대한다. 하지만

여러 장애인 단체들 사이에선 인권침해를 이유로 국가가 탈시설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시설 곳곳에서의

인권유린 논란 이전에 시설 수용 자체가 장애인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적장애 2급의 옥씨는 시설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학대까지 받은 경우다. 그는 2002년부터 18년 동안 경기도의

한 시설에서 살았다. 옥씨를 맡기고 떠난 어머니는 돌아온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아버지도 오랫동안 소식이

없었다. 관리자들의 말에 따르지 않으면 물리적, 정서적 학대를 받는 생활이 반복됐다.

 

옥씨는 당시를 "악몽"같은 시간으로 떠올리며 자세한 이야기를 꺼렸다. 그는 "두 번 다시 (시설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2020년 5월 학대로 인해 응급분리조치된 뒤 옥씨는 한동안 장애인피해자쉼터에서 지냈다. 이후 같은 해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장애인자립생활체험홈(체험홈)으로 거처를 옮겼다.

현재 체험홈에 완벽 적응한 그는 자유로운 생활을 만끽 중이다. 자기만의 방이 있는 집에서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하고 싶은 것을 한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노래 부르기. 외부 활동 시 노래 부를 기회가 있으면 빼지 않고 마이크를 잡는다.

집안에서도 목청을 높이며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안정적인 탈시설의 전제는 지역사회의 지원이다. 옥씨는 안산단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센터)로부터 각종 세금 등

일부 생활비를 받고 있다. 체험홈도 센터가 운영하는 곳이다. 곁에선 활동지원사가 그를 보조한다.

또 센터에선 장애인들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한 교육, 여가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혼자서 하기 어려운 경험을 옥씨는 센터에서 다양하게 접하고 있다. 

내달부터는 지난해에 이어 '권리 중심 일자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평일 중 4일을 장애인 권익 옹호 활동,

문화예술 활동 등의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다.

옥씨는 올해 11월 체험홈에서 나오는 '온전한 자립'을 앞두고 있다. 독립 이후에도 지역사회의 손길은 이어지지만,

지금보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 많은 삶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상을 받은 날 옥씨의 수상 소감에선 '행복'이란 단어가 6번 나왔다.

그는 "속에 있는 악몽을 싹 다 갈아엎었다. 이제는 좋은 짝도 만나서 예쁜 아이를 잘 낳고 키우고 싶다"며

"너무 너무 좋고 행복하다"고 웃었다.

 

[출처]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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